국내선 적수 없는 '넘사벽' 박민지…"내달 LPGA 메이저 나간다"

입력 2022-06-26 17:50   수정 2022-06-27 00:12


박민지(24)는 그동안 연장전을 네 차례 치렀다. 세 번 이겼고, 한 번 졌다. 박민지에게 유일하게 ‘연장 패배’를 안긴 대회가 2년 전 이맘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(KLPGA)투어 ‘BC카드·한경 레이디스컵’이었다. 당시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, 이글을 기록한 김지영(26)에게 밀렸다.

26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(파72)에서 열린 ‘BC카드·한경레이디스컵 2022’ 최종 라운드 연장에 들어갔을 때, 박민지는 2년 전 연장 승부를 떠올렸을까. 상황은 그때와 비슷했다. 박민지는 3m 버디퍼트를, 박지영(26)은 2m 버디퍼트를 남겨놓은 상황. 결과는 반대였다. 박민지는 “‘이걸 넣지 못하면 끝’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들어갔다”며 웃었다.

‘넘사벽’ 된 박민지
박민지가 또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. 올 시즌 10개 대회에 나와 3승을 올렸다. 이런 속도라면 지난해 세운 한 시즌 최다승(6승)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.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친 뒤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그는 상금 1억4400만원을 추가하며 상금랭킹 1위(6억3803만원)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.

KLPGA투어 통산 13승으로, 김효주(27)와 함께 역대 공동 4위에 올랐다. 이 부문 1위는 20승을 거둔 고(故) 구옥희와 신지애(34)다. 첫 승을 거둔 뒤 13승을 쌓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2개월10일로 김효주(9년5개월4일), 장하나(8년4일)를 능가한다.

이제 박민지는 국내에선 그 누구도 ‘라이벌’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‘넘사벽’(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)이 되고 있다. 상금왕(6억3803만원), 대상 포인트(351점), 다승왕(3승), 평균타수(69.9타·1위) 등 모든 타이틀이 그의 손에 있다. 세부적으로 그린적중률(78.9%·5위), 평균퍼팅(29.93타·19위), 드라이버 비거리(241야드·41위) 등 모든 분야에서 약점을 찾기 힘든 ‘올 라운드 플레이어’다.
“근력은 여성 골퍼 상위 1%”
박민지는 어떻게 ‘최강’이 됐을까. 전문가들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‘운동 선수 DNA’부터 꼽는다. 박민지의 어머니는 1984년 LA올림픽 핸드볼 은메달리스트인 김옥화 씨다. ‘몸을 쓰는 능력’을 박민지에게 물려준 사람이다. 자질만 내려준 게 아니었다. 강도 높은 운동으로 자질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왔다. 박민지는 비시즌 때도 매일 2시간가량 근력 운동을 한다. 골프 선수들의 근력 운동을 담당하는 팀 글로리어스 관계자는 “박민지는 여자 골프 선수 가운데 상위 1%의 체력과 근력을 갖고 있다”고 했다.

박민지를 넘사벽으로 만든 두 번째 요인은 ‘강철 멘탈’이다. 연장전 승률(80%)이 말해준다. ‘승부사’ 김세영(29)의 연장전 승률(75%)보다 높다. 웬만한 선수들이 다 받는 멘탈 트레이닝을 안 받는데도 그렇다. 좋지 않은 기억은 빨리 잊고 눈앞의 목표에만 집중한다. 또 승부를 즐긴다. 박민지는 “연장전을 좋아한다. 연장에 가면 2등은 확보한 것 아닌가”라고 말했다.

끈기도 남다르다. 초등학교 6학년 때 한국체대 축구 전공 대학생들과 똑같이 체력 훈련을 받았을 정도다. 박민지는 “매일 10㎞ 넘게 뛰었다”며 “그때 훈련량을 돌이켜보면 어떻게 해냈는지 저 스스로 믿기지 않을 정도”라고 했다. 마지막 퍼즐은 적절한 휴식이다. 박민지는 “시즌이 끝나면 한 달 이상 클럽을 잡지 않는다”며 “스트레스 받을 때 맛있는 것 먹고 수다를 떨면 골프에 더 집중이 된다”고 말했다.

한국 골프를 평정한 박민지는 다음달 21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(LPGA)투어 메이저대회 ‘에비앙 챔피언십’에 출전한다. 세계랭킹 18위 자격으로 나간다. 박민지는 “과거에 비해 LPGA투어 진출에 대해 전향적으로 바뀐 건 사실”이라며 “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”고 말했다.

포천힐스CC=조희찬 기자 etwoods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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